지난 11일 을지로 3가에 있는 국도호텔 뷔페서 ‘문기회’(문화방송기자회)가 열렸다. 다시 말해 문화방송에서 기자 생활을 했던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지금의 우리나라 방송현황과 MBC뉴스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모임에는 많은 회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MBC를 사랑하는 선배들이 참여했다. 토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80을 바라보는 한 회원이 요즘의 MBC 사태를 보고 한숨을 쉬면서 “우리가 MBC에 다닐 때는 이러지는 않았는데 왜 MBC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자조 섞인 말로 서두를 열었다. 그러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참가자 전원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한다.
어느 회원은 “친구들 만나기가 낯부끄럽다.”고 했고 그러면서 “MBC 앞에서 우리 문기회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하자”고 제의를 했다. 좋은 생각이라며 대부분의 참가자가 동조 했다. 그러자 참가자 전원이 한 마디씩 한다. 어느 회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MBC를 안 본다”며 “심지어는 ‘빨갱이 방송’이라고 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했다. 그러자 금방 회의장은 성토장으로 변했고 너도 나도 한 마디씩 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프레스센터 주변을 갈 수가 없다. 보는 사람마다 ‘MBC 요즘 왜 이래’ 라며 낯이 뜨거워 언론인들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이러기를 30~40분 결론은 못 냈지만 차후 이 문제를 다루기로하고 그날 점심 모임은 끝냈다. 다음 달 모임에서 성명서를 내든지 아니면 상암동 MBC 앞에 가서 피켓시위를 하든지 결정을 하기로 하고 해산했다.
이 자리에서 어느 회원은 “최근에 박성재 사장이 연임된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를 위해 “지금 좌파들은 작전을 꾸미고 있다”고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시간에 윤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고 집무실로 들어가는 대통령의 뒷전에 대고 대통령실 출입기자 이기주는 “왜 MBC를 이번 동남아 여행에서 뺐느냐?”고 항의성 큰 소리로 질문했다. 잠시 소란이 벌어졌다. 그것도 ‘슬리퍼 차림에 팔짱을 끼고’ 자기 집 안방에서 부인 대하듯 항의성 큰 소리로 떠들었다.
브리핑이 끝나고 집무실로 들어가는 대통령에 항의하는 듯한 질문을 했으니 일국의 대통령이 자기 친구들 대하 듯 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국민들은 무어라고 할까. 대통령의 령이 안 선다. 그 이기주 기자는 지난 번 대통령이 미국 갔을 때 비속어를 했다고 주장한 장본인이다. 어떻게 보면 일국의 대통령을 얕잡아보고 하는 무례한 행동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부 언론인은 이번 이기주의 행동은 내년 2월로 임기가 끝나는 박성재 사장을 연임시키기 위한 고도의 기획에 의해서 행동을 했다고 본다. 되도록이면 MBC가 현 정부와 맞선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문재인 사람들을 모으게 하고 다시 박성재를 사장에 앉히기 위한 고도의 전술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MBC 박성재 사장을 연임시켜 2년 후로 다가오는 총선을 대비한 고도의 전술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방문진 이사 9명 가운데 이사장을 비롯한 6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이다.
MBC를 은퇴한 선배들까지 작금의 MBC 행태를 보고 피켓시위까지 논의하고 있으니 후배들은 자중하기 바란다. 가슴 아픈 일이다. MBC의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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