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니 큰일이다.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 47.5%,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나타났다.
학생은 91.4%, 연간 종합 독서량은 6.6권으로 밝혀졌다. 이는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이유로는 성인의 26.5%와 학생 26.2%가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를 꼽았다. 이어 ‘휴대전화, 인터넷게임을 하느라’, ‘다른 여가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학생들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등으로 답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생활 자체가 돼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한다. 독서의 즐거움과 유익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느니 일이 바쁘다느니 하는 소리는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선현들은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책 읽기를 더욱 즐기고 열심히 했다. 그분들이라고 해서 시간이 넘쳐나고 물질적으로 풍족해서 책 읽기를 즐긴 것은 아니었다. 시국이 어수선할수록, 삶이 고단할수록 책 속에서 올바른 삶의 길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예부터 독서는 호연지기를 기르고 학문을 연마하는 민족고유의 풍류정신의 한 면모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독서인구가 줄고 있으니 나라의 장래가 매우 걱정스럽다. 책 속에 길이 있고 독서가 곧 국력이란 말은 이미 옛말이 돼버렸다. 국민의 독서량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독서는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문화 활동의 하나로 그치지 않는다. 독서는 미래의 국력이다.
그런데 성인과 청소년을 막론하고 책 읽기를 점점 멀리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TV,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량보급과 급속한 확산에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열악한 독서 환경과 갈수록 떨어지는 독서에 대한 관심도도 무시할 수 없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으로 몰아넣어 독서할 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는 잘못된 교육제도에도 책임이 크다.
지도층 인사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국민 대부분이 책읽기를 싫어하니 모든 분야에서 앞날이 불투명하고 국운의 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독서를 멀리하면 국운의 퇴보는 필연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즐겨 읽고 많이 읽어야 인생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 또한 지식과 더불어 세상을 보는 바른 안목도 기를 수 있다. 1년 내내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 성인이 10명 중 6명이나 되고 책값으로 지출하는 돈도 연간 1만 원 미만에 불과하다.
웬만한 소설책 한 권에 1만5천 원 정도이니 이는 결국 소설 한 권도 제대로 사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니 자식들에게 독서하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이래서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울상을 짓고, 가난한 문인들은 비명과 신음을 연발하는 것이다.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책 읽기를 싫어하니 부모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대학생도 있고, 책은 멀리하면서도 휴대폰이 구형이면 속상해 하는 한심한 아이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독서보다 향락에 몰두하다 보니 예의범절이 갈수록 엉망이 되는 것도 불을 보듯 빤하다.
물질적으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세계 최하위 빈곤국 수준이니 이러고도 어떻게 5천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문화민족이란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책 읽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봄이면 어떻고 여름, 겨울이면 어떤가. 이 아까운 시간에 한두 권의 책도 읽지 않고 그냥 보내서야 되겠는가.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갖자. 독서를 멀리하면 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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