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호주 등 8강 문턱 못넘어 협회, 유망주 유럽리그 진출 도와야
약 한 달간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제22회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가 지난 19일(한국시각) 프랑스의 우승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아프리카 팀으로는 모로코가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고, 조별 리그에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튀니지가 프랑스를 각각 물리쳤으며,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을 연파하는 이변과 파란의 연속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로 9위인 포르투갈에 역전승해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빛났지만 행운도 따랐기에 가능했다. 이미 2연승으로 H조 1위가 확정된 포르투갈이 한국과의 경기에 느슨하게 나왔고 한국은 지면 탈락이라는 절박한 상황. 여기에 우루과이가 가나를 2대0으로 잡아줘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우루과이가 3대0으로 이겼다면 16강 티켓은 우루과이의 차지, 아무튼 축구 변방이었던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와 모로코,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가 16강전에 오른 것은 괄목할 만 하다는 평가.
하지만 아아(亞阿) 국가들은 모로코를 제외하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직도 세계축구는 유럽과 남미의 대결 양상임을 입증한 것.
각자도생하는 한국축구, 일본에 배워야 이런 가운데 일본축구의 도약은 눈여겨 볼만하다. FIFA 랭킹 24위로 조별 리그에서 31위 코스타리카에 0대1로 패하고도 11위 독일과 7위 스페인을 누르고 16강전에 올라 크로아티아(12위)에게 승부차기 끝에 1대3으로 뒤져 탈락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최종 엔트리 26명 중 19명이 유럽파인데, 그중 7명이 분데스리가 1부, 1명이 분데스리가 2부 소속이다. 독일과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나란히 득점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와 아사노 다쿠마(보훔)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훈련센터를 마련해 많은 유럽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까지 한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국가대표 26명 중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김민재(나폴리) 황인범, 황의조(이상 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7명에 불과하다. 국가나 축구협회 차원의 지원이 아닌 각자도생(各自圖生)의 현실이 안타깝다.
“세계 최고 무대인 유럽 리그에 보다 많은 선수가 진출해야 합니다. 병역문제라는 걸림돌이 있지만 많은 선수들이 유럽을 경험해야 합니다. 또 이번 월드컵에 국내 심판은 한 명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에만 해도 차경복, 최길수 등 국내심판이 외국심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축구 외교를 강화해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심판 1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한 축구 원로의 충고가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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