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 ‘진보 대 보수’ 이 부분은 상당히 왜곡돼 있어요. 진보라 하면 무조건 좌파로 여기는데 사실 그런 건 아니죠. 진보를 현재 야당이라고 보고, 보수를 여당이라고 상정한다면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은, 엄격한 의미에서 야당의 일부 극소수 세력을 빼놓고는 여야의 큰 차이가 없어요. 실사와 실질을 중심으로 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이런 정치를 여야가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엔 베헤레라는 조직이 있고, 베트남엔 월남전을 반대하는 지식인 그룹들이 있었어요.

이 : 보수는 기본 가치를 지키는데 환경이 바뀌면 바뀐 환경에 따라서 적법하게 고쳐가는 게 보수입니다. 지금 우리가 통칭하는 보수는 진보까지도 다 흡수하는 셈이죠. 개혁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니까요. 진보를 좌파라고 하는 건 진보가 아니죠. 이거는 분명하게 해야 하는데 언론도 책임져야 합니다. 좌편향을 전부 진보라고 그러는데 당당하게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추구해 나가는 정부가 그게 제대로 된 보수입니다. 북한을 공산주의 국가라고 그러는데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우리는 6‧25전쟁으로 희생을 많이 했지만 철저한 반공교육을 받은 셈이죠. 공산주의 공(共)자도 모르는 할머니도 공산당은 안 된다는 것 다 압니다. 신세대는 책만 봤거든요.

최 : 현실 정치로 볼 때 좀 답답함을 느낍니다. 옛 공산당 하면 아예 상종 못할 사람으로 해놓고 서로 체제 안에서 싸웠는데 요새는 좌파니 진보니 하는 사람들은 우선 피상적으로 보면 절반 정도는 북한에 그냥 동조하는 용공 세력이에요. 용공 세력에겐 평양에서 지령을 한다 이거예요. 북한이라는 체제, 그런 공산주의는 공산주의도 아니며, 그런 나라는 없어요. 

남 : 핵 보유 문제는 개인적으로 많이 고민하는 문제인데 우리가 핵 가지고 있으면 좋겠죠. 그러나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비핵화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특히 미국이 아주 강력한 정책이고, 대한민국이 핵을 가지겠다면 펄펄 뛰는 거죠. 일본도 펄펄 뛰고…우리는 그걸 현실로서 받아들여 핵을 가지고 싶은데도 참아내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꾸준하게 추진하는 외교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야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최 : 미국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꾸 촉진을 시켰어요. 북한이 핵을 포기 못한다면 우리도 핵을 가져야 되겠다는 그런 신념을 가져야 해요. 하지만 국제 여건이나 우리의 대미 관계로 봐서 우리가 핵을 갖기는 어려워요.

이 :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초안할 때 노태우 대통령한테 항의를 한 일이 있어요. 북한에서는 지금 그 선언을 가지고 우리를 압박하는 거 아닙니까.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핵을 가지려고 하면 비핵화 선언과 NPT 때문에 우리가 가질 수 없습니다.

‘킬 체인’은 뭐냐? 북한은 지금 핵 시설이 있고, 핵폭탄 숨겨놓았는데 그걸 우리가 거의 다 알고 있거든요. 북이 핵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에 들어가면 우리가 선제공격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치 전쟁을 미리 하는 것처럼 정치권이 떠들고, 언론이 보도하니까 문제죠. 전쟁을 먼저 하자는 얘기가 아니고 적이 쏘려고 때 공격 개시 직전에 깨자는 겁니다. 그게 ‘킬 체인’입니다. 문재인 5년 동안 제대로 안 한 것이 가장 짜증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같이 하는 나라끼리 동맹해서 같이 싸우자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칼자루를 잡은 줄 알고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죠.

# 이태원 참사의 명암

사회 : 이태원 참사 국민애도 기간 중에 봉화 매몰광부가 구조되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는데?

최 : 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야권 정치 세력들과 시민단체들이 사태를 100% 정치적 이슈로 악용하고 있어요. 이런 참사가 정치 도구로 변질돼서는 안 돼요. 이런 참사가 안 나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반대입니다.

남 : 대형 사고가 나면 신문보다도 방송이 더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게 문제입니다. 텔레비전방송이 신문보다도 훨씬 더 자극적이죠.

이 : 지금 신문 방송들은 각사 언론노조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편파적인 보도를 합니다. 그걸 모두 다 알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어렵지요. 차라리 국영방송을 하나 만들어서 대비 되게 보도한다면 사람들이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인 건데 텔레비전에서 제일 짜증나는 게 우리 대통령보다 김정은 사진이 훨씬 더 많이 나와요.

최 : 정말 그렇습니다. 북한이 화면을 공개할 때는 당 선전부에서 전부 검사합니다. 무슨 효과를 노려서인지 그걸 우리가 기계적으로 복사해서 시도 때도 없이 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냥 북한 선전을 대행해주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데 이를 통제하는 곳이 전혀 없습니다.

사회 : 본회 박기병 회장도 송년 정담을 지켜보시는데 임기가 연말로 끝납니다. 박 회장님에 대한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 한마디로 굉장히 활발해졌죠. 여러 가지로 왕성하게 활약하셔서 대한언론인회가 살아있는 단체라고 느껴집니다.

남 : 동감입니다.

최 : 우리 언론인회에 공을 많이 들이시고, 특히 고인이 된 언론인들을 체계적으로 추모하는 것이 참 좋았어요. <언론계의 거목들> 같은 책도 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네 차례나 출간하여 언론인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긍지와 사명감을 불어 넣어주신 일들이 돋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