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장지연 기념회장,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필자는 반포동 서래마을에 살고 있는데 이곳엔 프랑스학교가 있어 프랑스인들과 자주 마주친다. 길거리나 서리풀공원에 나서면 많은 프랑스 여성들이 유모차에 아주 예쁜 어린애를 태우고 귀여운 꼬마 한두 명의 손을 잡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걷는다.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다. 그런데 한국 여성들은 하나같이 유모차에 개XX만 태우고 다닌다. 이따금 아줌마들이 길가에서 개똥 치우느라 소란을 떤다.

우리나라 2022년도 상반기 출산율은 0.75명 수준. 아시다시피 OECD 국가들 중 최하위다. 출산율 1.2명일 때인 2008년 UN 미래학회에서 낸 UN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0년 후 3천만 명, 200년 후 500만 명, 2800년엔 대한민국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배달(倍達) 민족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이 현상은 출산율 1.2명일 때의 전망인데 출산율 0.75명 수준인 현 상태에서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최근 세계은행 발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3세대 안에 현재의 6% 이하로 떨어져 330만 명 정도로 위축되며 그것도 대부분이 노인들이라는 것이다. 인구절벽 한국의 텅 빈 요람은 우리 민족 최대 재앙이다. 반면 출산율 4.0의 이슬람은 유럽에서 급팽창하고 있고 한국에도 외국인 근로자로 입국하는 인원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이슬람 근로자는 중동지역만이 아니고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많이 입국한다. 2050년 이내에 한국 내의 이슬람 인구가 4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FIM 국제선교회는 전망했다.

우리나라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개편을 거듭하며 출산을 위해 수십조 원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계속 줄어들고만 있지 않은가. 이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물론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남의 자식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부부가 자식이 없는데 대해서 누구도 말하지 않고 또 말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2019년 미국적 캄보디아 소년 매덕스가 연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과 진학 준비를 위해 한국에 왔다. 그의 곁에는 어머니 졸리가 함께 있었다. 저 유명한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다. 두 사람은 서울 시내 백화점과 음식점 등을 돌아다니며 즐겁게 쇼핑하고 식사도 하다가 한국 언론에 알려져 언론들이 뒤늦게 대서특필했다. 아! 이 얼마나 감동적인 명장면인가.

 

▲ 윤대통령 부부는 개 여러 마리를 키우는 애견가다. 장애아 입양으로 모성애 이미지 로 반전을 기대해 본다.

미모 패션 보다 자애스러움 갖춰야

美 스타 졸리 자녀 2명에 4명 입양 화제

졸리는 브래드 피트와의 사이에 이란성 쌍둥이가 있는데도 4명을 더 입양해 여섯 자녀를 키우고 있다.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할리우드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한다. 늘 아이들과 함께 영화시사회 등 행사장에 참석하고 박물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는 엄마 졸리의 얼굴은 항상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 이런 안젤리나 졸리를 이 지구상에서 그 누가 좋아하지 않고 뒤 켠에서 비판하거나 헐뜯겠는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30%에 머물고 있다. 이 나라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필자가 보아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윤 정부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그 모양이다. 필자가 동아일보에 입사한 지 50년이 넘었는데 세월이 그토록 빨리 흐르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인데 5년이란 세월도 금세 지나간다. 지금은 4년이 조금 더 남았을 뿐이다.

남의 부인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역시 예의가 아니지만 김건희 여사는 이 나라의 대통령 영부인이기에 한마디 하고 싶다. 대통령 부부는 애완견을 10마리나 기른다고 하는데 그렇게 개 기르는 데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불우한 처지의 아이들을 입양하면 어떨까 하는 ‘국민’ 제안을 하고 싶다. 장애아라면 더더욱 아름답다. 이 나라에는 치료는커녕 먹고 자는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어린이가 수없이 많다. 김 여사는 이번에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위로하러 갔다가 ‘빈곤포르노’라는 비판을 받고 이 문제가 장안의 화제가 되어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비판을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다른 것은 몰라도 김 여사는 이력서를 잘못 기재한 과오를 안고 있다. 이력서는 자신의 일생이기 때문에 생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정확하게 기재하려고 한다. 김 여사는 부유한 가정에서 잘 자라고 배웠으며 미모도 축출하고 패션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그의 가치관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한번 생각해보자. 이 나라의 수많은 아줌마들, 그것도 자식을 제대로 먹이지도, 가르치지도 못하고 치료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수많은 어머니들이 국가를 위한 무슨 업적도, 봉사도, 고뇌도 없는 미모의 젊은 여성이 갑자기 국모 자리에 올라 개를 열 마리나 키우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얼마나 즐겁게 느껴지겠는가.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한 나라의 국모(國母)라면 아무리 젊더라도 어머니의 모습을 갖췄으면 한다. 미모나 패션보다 자애스러운 모성애를 갖는 그런 영부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시덥지 않은 대외활동 대폭 줄이고 불우한 어린애들을 입양시켜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을 갖추면 이 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육영수(陸英修) 여사가 환생하셨나’ 하고 기쁨을 그칠 줄 모를 것 아닌가.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도 이인수 씨를 입양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필자만의 환상일까.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겠는가.

대통령 선거 직전 필자는 우연히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다. 김 여사가 안산 김씨로 알려져 있는데 필자가 알기로는 고려 개국공신 김선궁의 후손인 선산김씨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경북 구미 출신의 2선 국회의원 김태환 의원이 선산 김씨인데 같은 선산 김씨들인 김 의원, 김 여사와 함께 통화한 적이 있다. 

김 여사는 내게 ‘여러 가지로 부족한데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많은 고견을 주시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런 전제 때문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 부부가 성공해야 나라가 성공한다는 소견에서 몇 마디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입양한 장애아 딸을 부축이며 산책하는 그런 모습, 김 여사의 자애스러운 모정이 담긴 그 모습은 많은 어렵고 서러운 이 나라 아줌마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이 글이 혹시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쳤다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