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교문학상 13년째 시상, 수상자 65명 “사군자 치며 묵향에 빠질 때 행복하죠”
8월호 실버파이팅의 주역으로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권혁승 원로회우를 모셨습니다. 권혁승 회우와 인터뷰하기로 한 날에 그를 좋아하는 여러분의 원로들이 자연스럽게 모였습니다. 한기호. 윤익한. 홍원기. 이병대. 박기병. 김의수 등입니다. 부민옥에서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실버 파티가 열렸습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麟)의 자리였습니다. 지난 정을 다지고 미래도 생각했습니다. 권혁승 회우의 號인 ‘백교(白橋)’의 정신을 따라 고향마을을 가꾸고 사모정(思母亭) 공원을 건립하여 강릉시에 기증한 참 열매를 맺자는 바램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언론의 외길 1933년생으로 구순의 나이가 된 白橋 권혁승 회우는 대학(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1956년 한국일보 공채 11기로 입사하여 편집국장을 세 차례 역임했고, 서울경제신문 사장과 한국일보 상임고문을 거쳤습니다.
다른 언론사로 옮긴 적도 없으며, 정‧관계의 유혹에도 초연하게 45년 동안 언론의 외길을 걸었습니다. 아닙니다. 白橋는 아직도 언론인이니 66년 동안 언론의 외길을 걷고 계신 겁니다.
- 언론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언론은 진실을 추구하며 진실을 찾아 국민에게 알려주어야 하고, 언제나 객관적이고 불편부당해야 합니다.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제일의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역사가 풍랑을 만나지 않고 순항할 수 있게 선도적 역할을 다하는 언론이 돼야 합니다.”
- 한국일보에서 오랫동안 큰 일을 하셨습니다. 격동기에 크게 성장한 한국일보의 힘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족적인 분위기가 성장의 기폭제였다고 판단합니다. 백상 장기영 사주는 정초가 되면 많은 사원을 집으로 초대하여 인화단결을 강조했어요. 기자들은 언제라도 간부 집을 허물없이 드나들었고, 소통의 시너지 효과가 신문의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지난 일들을 생각하며 그때 함께 했던 이들이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들을 만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슬퍼지곤 합니다.” 훤칠한 키에 대장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白橋 선배의 다정다감함이 드러나는 말씀이었습니다.
★묵향에 빠지다 -13년쯤 전인가요?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喜壽書展’과 ‘언론동행 3人展’을 여셨습니다. 書藝는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퇴임 후 4~5년 동안 등산과 여행을 많이 했습니다. 70대에 접어들면서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출발은 늦었지요. 원래 바둑이 취미였습니다. 그런데 승패에 너무 집착하게 되고, 책과 멀어져 墨硯을 가까이하게 됐습니다.”
그는 희수서전 도록 인사말에서 “번잡한 세상사에 대해 이제 마음을 내려(下心)놓으려고 한다” 밝히고, “나 자신으로 돌아와 스스로의 삶을 담근질 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의 일환으로 서예전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죽마고우인 최무규 수필가는 “고희를 넘긴 나이에 붓글씨를 배워 개인전을 여는 집념, 남들은 10년이 초보라는데 5년 만에 전, 예, 해, 행, 초 5개 서체를 두루 섭렵한 기력, 그야말로 無爲自然 사상에 심취한 단계를 넘어 몸소 실천하는 단계에 접어든 삶의 역정이 담긴 전시회라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졌다.”며 “흔히 외우(畏友)라 하지만 정말 이 친구에게는 외경(畏敬)의 마음이 절로 인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墨硯 심취는 사군자로 이어져 수묵담채에 선비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붓글씨 쓰고 사군자를 치며 묵향에 빠질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고향, 꿈엔들 잊으리야! -고향인 강릉을 孝 문화의 세계적인 요람이 되게 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계시지요.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아놀드 토인비가 방한한 일이 있습니다. 그때 토인비가 한국이 인류문화에 기여한 것은 孝 사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국의 孝 사상을 세계적인 사상으로 전승 발전시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먼저 신사임당과 율곡의 孝 정신이 살아있는 강릉을 孝의 고장으로 발전시키고 孝 사상의 세계화를 이끌어 내어 孝의 한류 바람을 일으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白橋는 그런 다짐의 하나로 孝를 소재로 하는 노벨 문학상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고, 그 첫걸음으로 思親文學을 창간, 문학가들을 양성 배출하고, ‘孝親文學’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만들기 위해 ‘백교문학상’을 공모 시상하고 있습니다.
思親文學은 창간 7년째입니다. 그리고 사단법인 백교효문화선양회를 설립해 이사장으로 뛰고 있으며, 13년째 백교 문학상 공모 시상을 하고 있습니다. 수상자가 65명에 이릅니다.
70년대 초 고향마을인 강릉 경포의 핸다리(백교)마을에 思母亭公園 조성하고 확장하여 3년 후에 강릉시에 기부 체납했습니다. 사모정공원은 효의 성지요. 효 사상 세계화의 발원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사친문학의 요람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思親文學 2021년 가을 호에 실린 <한국인의 품격을 높여줄 효 사상 선양과 세계화에 아름다운 동행을…>이란 제목의 머리글 일부를 옮겨 씁니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던 한국의 품격이 멍든 꼴이 되었다. 효 문화의 재무장이 필요한 시대라는 소리가 높다. 효의 고장으로 불리운 강릉에 촛불 하나가 켜졌다. 촛불을 밝힌 이는 사단법인 백교효문화선양회 권혁승 이사장이다. 효 문화 선양과 세계화를 위해서라면 안 하고 못할 일이 없는 듯하다. 모든 일은 사비로 한다. 그의 나이 구순이다. 효향을 향한 애향심은 청춘 못지않게 고동친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고 짐은 무거울 것이다. 외롭기도 할 것이다. 그가 더욱 힘찬 전진을 위해 충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인의 품격을 높여줄 효사상의 선양과 세계화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호소하는 것이다. 孝의 꽃밭이 지구촌으로 넓어져 그 香薰이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흠씬 적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에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