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마스크를 쓴 손흥민이 우루과이 페데리코 발베르데(15번)를 제친 뒤   황의조(16번)를 향해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손흥민 부상투혼, 김민재 철벽수비 돋보여

골 결정력, 선수 교체 타이밍 보완해야

1990년 6월 21일 이탈리아 북동부 우디네의 프리올리 스타디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 E조 3차전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렸다. 

이회택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6월 12일 벨기에와의 첫 경기에서 0대2, 17일 스페인과의 2차전에서 1대3으로 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 하지만 당시 한국팀은 최순호 김주성 등 공격수와 홍명보 박경훈 등 수비수가 최선의 경기를 벌였다. 

덕분에 경기는 0대0 득점없이 끝나가는 듯했다. 기자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안종복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획실장은 “2패 끝에 무승부 하나 건졌다”며 안도의 빛을 보였다. 때마침 애주가로 서울에서부터 다량의 팩소주를 가져왔던 한국일보 유석근 기자는 작은 종이컵에 소주 1잔을 따라 필자에게 권하였다. 

필자가 종이컵을 받는 순간 관중석에서 “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우루과이 공격수 다니엘 폰세카가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공식 득점 시간은 ‘90분’. 경기는 바로 끝났다. 3전 3패, 허탈했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2010년 6월 26일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스타디움. 허정무 감독이 지휘했던 한국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B조에서 1승1무1패, 조2위로 원정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투었다. 

박지성 박주영 차두리 이영표 등이 나선 한국팀은 당시 A조 1위로 올라온 우루과이를 맞아 전반 7분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선제골을 내주었으나 후반 12분 이청용이 동점골을 뽑아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1분 전 수아레스에게 다시 결승골을 허용, 1대2로 물러섰다. 몇 년 전 경기중 상대를 물어뜯어 ‘핵이빨’로 불렸던 수아레스는 12년 뒤인 지난 24일 한국과의 경기에도 나섰으나 후반 19분 교체돼 나갔다. 세월은 이길 수 없는 듯 기량이 예전만 못했다.

한국의 벤투호는 이번 경기에서 역대전적 1승1무6패가 말해주듯 절대 열세의 예상을 뒤엎고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손흥민의 부상 투혼이 돋보였고 김민재의 철벽 수비도 한몫했다. 다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몇 차례 득점 찬스를 놓친 것과 경기종료 16분을 남겨놓고 투입한 조규성과 이강인이 좀 더 일찍 가세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